두테르테 ICC 체포 후폭풍…필리핀, 찬반 국론 분열 속 정국 '시계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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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스-사라 '정치 동맹' 균열 심화…민다나오 중심 반발 거세져


지난 3월,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의해 체포되어 네덜란드 헤이그 구금 시설로 이송된 이후, 필리핀 정국이 극심한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마약과의 전쟁' 당시 자행된 '반인도적 범죄' 혐의에 대한 국제 사법 절차가 시작된 것을 두고, 필리핀 국내에서는 '정의 구현'이라는 찬성 여론과 '주권 침해'라는 반대 여론이 첨예하게 맞서며 국론이 분열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사태는 현 정권의 두 축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과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딸) 간의 정치적 동맹에 치명적인 균열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마르코스 대통령이 "ICC의 체포영장 집행에 협조할 수밖에 없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반면, 사라 부통령은 "정치적 박해"라며 강력히 반발하면서 양측의 갈등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습니다.


'정의' vs '주권'…엇갈린 정치권 반응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체포에 대한 필리핀 정치권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립니다.


  • 찬성 측 (인권 단체, 야권): 인권 변호사들과 야권 의원들은 "수천 명의 무고한 희생자들을 위한 사법 정의가 마침내 시작되었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이들은 필리핀 사법 시스템이 두테르테의 영향력 아래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기 때문에 ICC의 개입이 필수적이었다고 주장합니다.

  • 반대 측 (두테르테 지지 세력, 일부 여권):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민다나오 지역을 중심으로 한 지지자들은 "서구 열강이 필리핀의 주권을 짓밟는 행위"라며 연일 석방 촉구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마르코스 대통령의 친누나인 이미 마르코스 상원의원마저 "체포 과정의 적법성을 조사해야 한다"며 이의를 제기하는 등 여권 내부에서도 파열음이 나오고 있습니다.


마르코스와 사라,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나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정치적 파장은 '유니팀(UniTeam)'으로 불리던 마르코스-사라 두테르테의 정치적 연합이 사실상 붕괴 직전에 이르렀다는 점입니다. 사라 부통령은 마르코스 행정부의 핵심 정책들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독자적인 정치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구금 이후, 사라 부통령은 마르코스 대통령을 향한 비판의 수위를 조절하며 가족 문제에 집중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두 가문의 근본적인 신뢰는 이미 무너졌다는 것이 정치 분석가들의 중론입니다. 두테르테 가문의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고려할 때, 이번 갈등은 마르코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필리핀은 이제 '두테르테의 유산'을 어떻게 평가하고 처리할 것인지를 두고 심각한 사회적 갈등에 직면해 있습니다. 오는 9월로 예정된 ICC의 혐의 확정 심리를 앞두고, 필리핀의 정치적 긴장감은 당분간 계속 고조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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