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네컷' 찍으려다 '인생사기'…필리핀 뒤흔든 K-프랜차이즈 사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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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인기 편승, 가짜 본사 행세하며 수십억 원 가로채…필리핀 교민·현지인 피해 속출
전 세계를 휩쓴 한류 열풍이 필리핀에서 수십억 원대 투자 사기 범죄의 미끼로 악용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한국의 대표적인 셀프 사진관 프랜차이즈 '인생네컷(Life Four Cuts)'의 인기를 등에 업은 사기 조직이 필리핀 현지에서 가짜 본사 행세를 하며 가맹 사업 투자자들을 모집, 수십억 원의 투자금을 가로채 잠적한 것이다. 이번 사건은 K-브랜드에 대한 높은 신뢰를 역이용한 신종 사기 수법으로, 필리핀 교민 사회는 물론 현지인 투자자들까지 피해가 속출하고 있어 파장이 커지고 있다.
필리핀 경찰(PNP)과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은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자만 수십 명, 피해 금액은 최소 1억 페소(약 23억 원)를 훌쩍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사기 조직의 총책으로 지목된 한국인 A씨와 필리핀인 공범들에 대한 본격적인 추적에 나섰다.
'한류 프리미엄'을 미끼로 한 사기 수법의 전말
A씨 일당은 치밀한 계획 아래 투자자들을 현혹했다.
가짜 본사 설립: 이들은 마닐라의 고급 오피스 빌딩에 'Life Four Cuts Philippines HQ'라는 이름의 사무실을 차리고, 한국 본사로부터 정식 라이선스를 받은 필리핀 총판(마스터 프랜차이즈)인 것처럼 행세했다. 한국 '인생네컷'의 로고와 인테리어 디자인, 마케팅 자료를 그대로 도용해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대박' 수익률 보장: 사기 조직은 "K팝 아이돌이 이용하는 바로 그 브랜드"라며 한류 열풍을 부각하고, "쇼핑몰에 입점만 하면 월 수천만 원의 수익이 보장된다"는 허위 광고로 투자자들을 유혹했다. 이들은 실제 필리핀 대형 쇼핑몰과 단기 계약을 맺고 '샘플 매장'을 운영하며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먹튀' 잠적: 투자자들로부터 가맹 계약금, 인테리어 비용, 기계(포토부스) 대금 등의 명목으로 거액의 돈을 받아낸 A씨 일당은, 약속된 매장 오픈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지난 8월 말 사무실을 폐쇄하고 모든 연락을 끊은 채 잠적했다.
피해자들의 눈물과 '인생네컷' 본사의 대응
피해자 대부분은 은퇴 자금을 투자한 교민이나, K-컬처에 대한 동경으로 창업에 나섰던 필리핀 현지인들이다. 한 피해자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유명 브랜드라서 의심조차 하지 못했다. 평생 모은 돈을 한순간에 잃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사태가 확산되자, 한국의 '인생네컷' 본사((주)엘케이벤쳐스)는 공식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필리핀에서 벌어진 사기 사건은 당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필리핀에는 정식 마스터 프랜차이즈나 지사가 존재하지 않으니, 유사 상표에 각별히 주의해달라"는 긴급 공지를 올렸다. 본사 측은 브랜드 이미지 실추에 대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한류의 밝은 이면에 숨겨진 그림자를 보여주는 씁쓸한 단면이다. K-브랜드의 인기가 높아질수록 이를 악용하려는 유사 범죄가 다른 국가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해외 창업 및 투자 시 보다 철저한 본사 확인 절차가 필수적이라는 경종을 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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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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