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막히는 마닐라…'세계 최악 대기질' 오명에 건강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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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QAir, '세계 주요 도시 대기질' 최악 그룹 분류…PM2.5 농도, WHO 기준 7배 초과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가 숨 막히는 대기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스위스의 글로벌 대기질 기술 기업 'IQAir'가 최근 발표한 '2025 세계 주요 도시 대기질 보고서'에서, 메트로 마닐라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도 델리 등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공기를 가진 도시' 중 하나로 꼽히며 심각한 대기 환경의 민낯을 드러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들어 마닐라의 초미세먼지(PM2.5) 연평균 농도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 기준(5µg/m³)보다 무려 7배 이상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9월 8일 오전에는 한때 AQI(대기질 지수)가 150을 넘어서며 '모든 사람에게 건강에 해로운' 수준까지 치솟아, 필리핀 환경천연자원부(DENR)가 호흡기 질환자 및 노약자의 외출 자제를 권고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오염의 주범: 끝없는 차량 행렬과 화석연료


전문가들은 마닐라의 최악의 대기오염이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지적한다.


  1. 만성적인 교통 체증: 1,400만 명이 넘는 인구가 밀집한 메트로 마닐라의 도로 위는 매일 수백만 대의 차량으로 가득 찬다. 특히 노후화된 지프니와 트럭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연은 초미세먼지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2. 화력발전소 및 산업 공해: 마닐라 인근에 위치한 화력발전소와 공장 지대에서 배출되는 오염 물질이 바람의 방향에 따라 도시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3. 지리적 요인: 분지 형태의 지형적 특성상, 발생한 오염 물질이 외부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도시 상공에 정체되는 '대기 정체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보이지 않는 살인자'…시민 건강을 위협하다


이처럼 오염된 공기는 마닐라 시민들의 건강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필리핀 보건부(DOH)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마닐라에서 천식, 폐렴,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등 호흡기 질환 발병률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와 노인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필리핀 의사 협회는 성명을 통해 "대기오염은 '보이지 않는 살인자'와 같다"며, "정부는 시민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교통 시스템 개혁, 친환경 에너지 전환, 공장 배출가스 규제 강화 등 즉각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이에 필리핀 환경부는 전기차 보급 확대, 노후 경유차 운행 제한 강화 등의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수십 년간 누적된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세계 최악의 대기오염 도시'라는 오명을 벗기 위한 필리핀 정부와 시민 사회의 고통스러운 싸움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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