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들의 천국은 끝났다'…韓-필리핀 공조, 도피 사범 49명 동시 압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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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 송환 사상 역대 최대 규모…보이스피싱·사기 등 거물급 범죄자 대거 포함
수년간 필리핀 커뮤니티 '범죄의 안식처'로 삼아왔던 한국인 도피 사범들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 지난 9월 2일과 3일 양일간, 한국에서 보이스피싱, 수천억 원대 투자 사기,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등 각종 중범죄를 저지르고 필리핀으로 도피했던 한국인 범죄자 49명이 전세기 편으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강제 송환되었다.
이번 송환은 필리핀 이민국(BI)과 법무부, 한국 경찰청, 인터폴의 긴밀한 국제 공조 아래 이루어진 '오퍼레이션 라스트 찬스(Operation Last Chance)'의 결과물이다. 단일 국가에서, 그것도 전세기를 동원해 이처럼 많은 수의 도피 사범을 한꺼번에 송환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로, 양국 사법 공조 역사에 한 획을 긋는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평가된다. 이번 작전은 필리핀 내에 은신 중인 다른 한국인 범죄자들에게 "더 이상 숨을 곳은 없다"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작전명 '마지막 기회': 치밀한 합동 작전의 전말
이번 집단 송환은 단순한 추방 절차가 아닌, 수개월에 걸친 양국 사법 당국의 치밀한 합동 작전이었다.
사전 정보 공유 및 검거: 한국 경찰청은 인터폴을 통해 주요 도피 사범들의 명단과 은신처 정보를 필리핀 이민국(BI)에 전달했다. 필리핀 이민국은 이를 바탕으로 마닐라, 앙헬레스, 세부 등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던 범죄자들을 순차적으로 검거하여 마닐라 비쿠탄 이민국 수용소에 집결시켰다.
외교적 협상 및 전세기 투입: 한국 법무부와 외교부는 필리핀 당국과 신속한 추방 절차를 위한 외교적 협상을 벌이는 한편, 49명이라는 대규모 인원을 안전하게 호송하기 위해 국적기를 전세기로 투입하는 결정을 내렸다.
철통 보안 속 압송: 9월 2일 밤, 마닐라 니노이 아키노 국제공항은 삼엄한 경비 태세에 돌입했다. 필리핀 이민국 특수 요원들과 한국 경찰 호송팀은 49명의 범죄자들을 차례로 전세기에 탑승시켰으며, 기내에서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철저한 보안이 유지되었다. 이들은 3일 새벽 인천공항에 도착한 직후 대기 중이던 각 지방 경찰청 수사팀에 신병이 인계되었다.
송환된 자들, 그들은 누구인가?
이번에 송환된 49명에는 수년간 법망을 피해 필리핀에서 호화 생활을 해온 거물급 사기범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천억 원대 유사수신 사기범: 고수익을 미끼로 수천 명의 피해자로부터 막대한 투자금을 가로챈 다단계 사기 조직의 총책.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 필리핀에 콜센터를 차려놓고 수백억 원을 가로챈 보이스피싱 범죄의 주범.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 수조 원대 규모의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운영하며 막대한 범죄 수익을 올린 조직의 핵심 인물.
이들로 인한 국내 피해액만 수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이들의 신병이 확보됨에 따라 관련 범죄 수사 역시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노만 탄싱코 필리핀 이민청장은 현지 언론 브리핑에서 "이번 작전은 필리핀이 더 이상 외국 범죄자들의 은신처가 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우리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며, "한국과의 굳건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불법체류 범죄자들을 끝까지 추적하여 추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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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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