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중국' 원칙 뒤에서…필리핀, 대만과 '비공식 국방 협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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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자극 피하며 실리 추구…대만 최인접 '바타네스' 군사 요새화
필리핀이 공식적으로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대만과의 안보 및 국방 분야에서 실질적인 '비공식 협력'의 수위를 급격히 높이고 있습니다. 이는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 고조되는 가운데, 대만해협의 안정성이 자국 안보와 직결된다는 마르코스 행정부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이러한 움직임의 핵심은 대만과 불과 190km 떨어진 필리핀 최북단 영토 바타네스(Batanes) 제도의 군사적 역할 강화입니다. 필리핀 군은 미국과의 협력하에 바타네스에 해군 기지를 건설하고, 레이더 시스템을 포함한 해안 감시 시설을 확충하는 등 이 지역을 사실상의 군사 요충지로 탈바꿈시키고 있습니다.
'회색지대' 전략: 공식 부인, 실질 협력
필리핀과 대만의 국방 협력은 공식적인 군사 동맹이 아닌 '회색지대(gray zone)' 전략의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양국은 중국을 직접적으로 자극할 수 있는 공식 발표나 군사 협정 체결을 피하는 대신, 실질적인 협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해상 안보 정보 공유: 양국 해경은 대만과 필리핀 사이의 루손 해협(Luzon Strait)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한 정보를 비공식적으로 공유하며, 해상에서의 잠재적 위협에 공동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연합 군사훈련 시나리오: 매년 열리는 필리핀-미국 연합 '발리카탄(Balikatan)' 훈련은 이제 명백히 대만해협 유사시를 상정한 시나리오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특히 바타네스에서 실시되는 훈련은 대만 방어 및 지원을 위한 사전 준비 성격이 짙습니다.
인프라 개발을 통한 군사력 강화: 필리핀은 바타네스의 항구, 활주로 등 민간 인프라를 확장하고 있는데, 이는 유사시 군사 물자 수송과 병력 전개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다목적 프로젝트입니다.
전략적 중요성: 루손 해협
양국의 협력이 집중되는 루손 해협은 태평양과 남중국해를 잇는 핵심적인 해상 교통로(SLOC)입니다. 만약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이 해협을 반드시 통과해야 하므로, 필리핀 최북단 지역은 중국의 해상 진출을 저지할 수 있는 전략적 '초크 포인트(choke point)' 역할을 하게 됩니다.
필리핀이 이 지역의 군사적 통제력을 강화하는 것은 대만 방어에 간접적으로 기여함과 동시에, 남중국해에서의 중국의 팽창을 억제하는 효과를 낳습니다. 마르코스 대통령이 "대만과의 근접성 때문에 필리핀이 지정학적 관심 지역에 포함된다"고 언급한 것도 이러한 맥락입니다.
결론적으로 필리핀은 '하나의 중국'이라는 외교적 원칙을 깨지 않으면서도, 미국 및 대만과의 실질적인 안보 협력을 통해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는 매우 정교하고 실리적인 외교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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