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정계 대격변…마르코스, 두테르테 체포한 경찰청장 전격 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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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체포 불과 5개월 만…마르코스-두테르테 정치적 파열음 현실로
필리핀의 정치 지형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은 오늘(2025년 8월 26일),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체포를 현장에서 지휘했던 니콜라스 토레 필리핀 경찰청(PNP) 청장을 전격 해임했다.
이번 해임은 지난 3월,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영장에 따라 마닐라 국제공항에서 두테르테 전 대통령을 체포하는 작전을 총괄했던 토레 청장이 임명된 지 불과 3개월 만에 이루어진 충격적인 인사다. 필리핀 정계에서는 이를 두고 현 마르코스 대통령과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으로 대표되는 양대 정치 가문 간의 정치적 동맹이 완전히 파기되고, 본격적인 권력 투쟁이 시작되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해임의 표면적 이유와 그 이면
필리핀 대통령실은 공식적으로 해임 사유를 밝히지 않은 채, "대통령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만 발표했다. 하지만 필리핀 내무부 장관은 "경찰 조직의 새로운 방향을 설정하기 위한 대통령의 선택"이라고 설명하며 정치적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필리핀 정계와 언론은 이번 해임이 토레 청장의 독단적인 인사 조치에 대한 문책성 인사임과 동시에, 두테르테 전 대통령 지지 세력을 의식한 고도의 정치적 행보라고 분석하고 있다. 토레 청장은 최근 자신의 최측근을 경찰 2인자인 부청장에 임명하는 등 주요 보직 인사를 단행했으나, 경찰위원회가 이를 무효화하고 원상 복귀시키면서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은 바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두테르테 전 대통령 체포 이후 급격히 악화된 양 가문의 관계에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토레 청장의 해임은 두테르테 지지 세력의 분노를 일부 무마하는 동시에, 경찰 조직에 대한 대통령의 장악력을 재확인하려는 다목적 포석이라는 것이다.
두테르테의 거취와 정국의 향방
현재 네덜란드 헤이그의 ICC 구금 시설에 수감 중인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마약과의 전쟁' 당시 자행된 반인도적 범죄 혐의로 재판을 앞두고 있다. 그의 체포와 재판은 필리핀을 두 진영으로 완전히 갈라놓았다. 지지자들은 그를 '범죄를 소탕한 영웅'으로, 반대파는 '초법적 살인을 자행한 독재자'로 규정하며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두테르테 체포의 상징'이었던 경찰청장이 전격 해임되면서 필리핀 정국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마르코스 대통령이 두테르테 가문과의 완전한 결별을 선언하고 독자적인 권력 기반 다지기에 나섰다는 분석과, 오히려 악화된 여론을 달래기 위한 정치적 제스처라는 해석이 엇갈린다.
분명한 것은 이번 사태를 기점으로 필리핀의 정치적 불안정성이 최고조에 달했으며, 마르코스-두테르테 가문의 갈등이 향후 필리핀의 미래를 결정할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되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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