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車 시장 '급브레이크'…태풍·지진에 3개월 연속 '판매 하락', 전기차만 '나홀로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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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판매량 전년비 4% 감소…승용차↓ 상용차↑ '양극화', 악천후·기저효과 영향 분석
필리핀 자동차 산업에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연이은 악천후와 높은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필리핀의 9월 신차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달 대비 4% 감소하며 3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소비 심리 위축과 자연재해로 인한 영업 차질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되며, 연말 성수기를 앞둔 자동차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필리핀자동차제조업협회(CAMPI)와 트럭제조업협회(TMA)가 공동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9월 필리핀 내 신차 판매량은 총 38,029대로, 지난해 9월(39,542대)보다 4% 줄었습니다. 다만, 직전 달인 8월(36,174대)보다는 5% 증가하며 소폭의 회복세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전기차(EV) 판매는 2,223대를 기록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 내연기관 중심의 시장 침체 속에서도 친환경차 시장의 잠재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엇갈린 희비: 승용차 '급감' vs 상용차·전기차 '선방'
9월 판매 실적을 차종별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승용차(Passenger Cars)의 부진: 9월 승용차 판매량은 7,948대에 그쳐, 지난해 같은 달보다 무려 24%나 급감했습니다. 이는 고금리, 고물가로 인한 가계 부담 증가로 소비자들이 차량 구매를 미루거나 포기하는 경향이 강해졌음을 시사합니다.
상용차(Commercial Vehicles)의 견조한 성장: 반면, 트럭, 버스, SUV, 픽업트럭 등을 포함하는 상용차 판매는 30,081대로 전년 동월 대비 3.4% 증가하며 전체 시장의 하락 폭을 방어했습니다. 이는 기업들의 운송 및 물류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전기차(EV) 시장의 약진: 전체 시장의 부진 속에서도 전기차(EV)는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9월 한 달간 판매된 2,223대의 전기차 중 하이브리드(HEV)가 1,750대로 가장 많았고, 순수 전기차(BEV) 379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94대가 뒤를 이었습니다. 이는 정부의 친환경차 보급 정책과 소비자들의 관심 증대가 맞물린 결과로 해석됩니다.
판매 부진, 왜?…전문가의 진단
리잘상업은행(RCBC)의 마이클 리카포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판매 감소가 여러 복합적인 요인에 기인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높은 기저효과: "지난해 같은 기간의 판매량이 이례적으로 높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High base effect)가 작용했다."
악천후의 직격탄: "최근 몇 주 또는 몇 달간 필리핀을 강타한 연속적인 태풍(마트모 등), 집중호우, 홍수 등 기상 악화로 인해 자동차 영업소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웠고, 이는 영업일수 감소로 이어져 판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진 여파 가능성: "특히 세부 등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 여파 역시 생산 라인과 영업 활동에 차질을 주며 판매 둔화에 한몫했을 수 있다."
'오토바이'라는 복병: 리카포트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몇 달간 두드러진 오토바이 판매 증가세가 자동차 수요를 일부 잠식했을 가능성도 제기했습니다. 그는 "오토바이는 구매 비용, 유지비, 연료비, 주차 공간 등에서 더 저렴하고 효율적인 대안 교통수단으로 일부 필리핀인들에게 자리 잡았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경제적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더 저렴한 이동 수단으로 눈을 돌리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연간 누적 판매량도 '주춤'…시장 판도는 '토요타 독주'
올해 1월부터 9월까지의 연간 누적 판매 실적 역시 부진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CAMPI-TMA 회원사들의 총 누적 판매량은 343,41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344,307대)보다 0.3% 소폭 감소했습니다.
승용차 누적 판매는 69,306대로 전년 동기 대비 24% 급감한 반면, 상용차는 274,104대로 8% 증가하며 양극화 현상을 재확인했습니다. 연간 누적 전기차 판매량은 총 20,662대(HEV 16,335대, BEV 3,657대, PHEV 670대)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습니다.
한편, 필리핀 자동차 시장의 절대 강자인 토요타 모터 필리핀은 1~9월 누적 48%의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습니다. 그 뒤를 미쓰비시 모터스 필리핀(19%), 포드(4.86%), 닛산(4.84%), 스즈키(4.77%)가 따르고 있습니다.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필리핀 자동차 시장이 다시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지, 아니면 악천후와 경기 둔화의 여파가 장기화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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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5.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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