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GO HOME!"…버려진 5만 코피노의 눈물, '反韓 감정' 불씨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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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해들(양육비를 해결하는 사람들)' 구본창, 도망간 韓 아빠들 얼굴 공개 강행…"SNS가 마지막 희망", '사실적시 명예훼손' 위험 감수


"이 아이의 아빠를 찾습니다. 아이는 지금 병원비가 없어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필리핀 여성과의 사이에서 낳은 자녀, 이른바 '코피노(Kopino)'를 무책임하게 버리고 한국으로 도망간 '나쁜 아빠들(Bad Fathers)'의 얼굴이 또다시 온라인상에 공개되기 시작했습니다. 과거 '배드파더스' 사이트 운영자로 양육비 미지급 문제 해결에 앞장섰던 구본창 활동가(現 '양육비 해결하는 사람들' 소속)가, 필리핀 싱글맘들의 마지막 희망이 되어 아이 아빠들의 신상 공개라는 '위험한 싸움'을 재개한 것입니다.


구 활동가는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2010년생 딸, 2014년생 아들, 그리고 당장 병원 치료가 시급한 2018년생 딸을 버리고 연락을 끊은 한국인 아빠들의 사진과 사연을 잇따라 게시했습니다. 그는 이 행위가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처벌받을 수 있음을 알면서도, "아이 아빠를 찾는 마지막 희망"이라며 절박함을 호소했습니다. 이 문제는 단순한 개인 간의 비극을 넘어, 필리핀 현지에 방치된 5만 명(추산)의 코피노 아이들과 함께 "KOREAN GO HOME!"이라는 혐한 감정까지 부추기는 '국가적 망신'으로 비화하고 있습니다.


'평양' 주소까지…기상천외한 책임 회피 수법


코피노 아빠들의 책임 회피 수법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구 활동가는 최근 공개한 사례 중, 필리핀 어학연수 중 현지 여성과 아이를 낳고 도망친 한 남성이 자신의 거주지를 북한 '평양'이라고 속인 황당한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다행히 해당 어학원에 남성의 여권 번호와 휴대전화 번호가 남아 있었지만,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상 이를 확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구 활동가는 "여권이나 휴대전화 번호 없이는 아이 아빠를 찾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SNS에 사진을 올리는 것이 신상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토로했습니다. 그는 사진 공개 후 실제 제보도 많이 들어오지만, 동시에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는 협박에도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가적 외면?…일본 '위안부' 문제와 다를 바 없다


구 활동가는 코피노 문제가 필리핀 현지의 반한 감정을 격화시키는 주요 원인이라고 강하게 지적했습니다. 그는 마닐라 시내 전봇대에 붙은 'KOREAN GO HOME' 전단 사진을 공유하며, "한국 남성들이 필리핀 여성들을 성적으로 착취하고 아이까지 버린 결과가 바로 이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나아가 그는 이 문제를 국가적 차원의 책임 문제로 확장시켰습니다. "일본이 위안부 문제 해결을 회피하는 것과, 한국 정부와 사회가 코피노 문제 해결을 외면하는 것이 과연 무엇이 다르냐"는 그의 일갈은 우리 사회 전체에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배드파더스'의 귀환, 끝나지 않은 싸움


구본창 활동가는 2018년부터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부모들의 신상을 공개하는 '배드파더스' 사이트를 운영하며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그의 활동으로 1,500건이 넘는 양육비 이행이라는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동시에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되어 유죄 판결(벌금 100만 원, 선고유예)을 받았습니다.


당시 재판부는 그의 활동이 "양육비 미지급 문제라는 공적 사안에 대한 여론 형성에 기여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사적 제재로서 피해자의 권리 침해 정도가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적 처벌과 가족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는 '양육비 해결하는 사람들'이라는 새로운 단체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며 코피노 문제 해결에 다시 뛰어들었습니다. 그의 끝나지 않은 싸움은 우리 사회가 외면하고 있는 책임과 정의에 대해 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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