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억 '유령차' 사기단, 세부 호화주택서 전원 검거…韓-필리핀 공조 '연전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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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폴 적색수배 3인방, CIDG·이민국·해군 합동 작전으로 덜미…'차량 바꿔치기' 신종 수법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한-필리핀 사법 공조 시스템이 또 한 번 거대한 범죄 조직을 뿌리 뽑는 쾌거를 올렸습니다. 필리핀 경찰 범죄수사국(CIDG)은 지난 10월 16일 오후, 세부시(Cebu City)의 한 고급 주택가에서 59억 원대 대규모 차량 대출 사기를 저지른 혐의로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진 한국인 주범 3명을 전원 검거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에 검거된 피의자는 김O현(43세), 정O기(44세), 하O성(44세)으로, 이들은 고장 난 차량의 번호판을 정상 차량에 부착하는 일명 '차량 바꿔치기'라는 신종 수법으로 10개의 할부금융사로부터 166건의 대출을 받아 약 59억 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 작전은 필리핀 이민국, 해군 정보국, 그리고 한국 경찰청까지 참여한 입체적인 국제 공조의 결정판으로, 필리핀을 도피처로 삼으려는 한국인 경제사범들에게 또다시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유령 자동차'를 만들어낸 교묘한 사기 수법
이들 사기 조직의 범행은 매우 치밀하고 교묘했습니다. 2022년 9월부터 2024년 2월까지, 이들은 다음과 같은 수법으로 금융사들을 감쪽같이 속였습니다.
서류 위조: 먼저, 차량 구매를 위한 대출 서류를 정교하게 위조하여 금융사에 제출합니다.
'차량 바꿔치기': 대출 심사를 위해 금융사 직원이 실물 차량을 확인하러 오면, 정상적인 차량을 보여주며 안심시킵니다. 하지만 대출이 승인되고 난 뒤, 실제로는 고장 나거나 가치가 없는 차량의 번호판을 정상 차량에 부착하여 등록하는 방식으로 차량을 가로챘습니다.
성능 보고서 조작: 이들은 허위 성능 보고서까지 조작하여, 마치 고장 난 차량이 정상적인 신차인 것처럼 완벽하게 꾸몄습니다.
이러한 수법으로 이들은 10개의 할부금융사로부터 무려 166건의 대출을 받아내, 총 59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편취한 뒤 필리핀으로 도피했습니다.
한 달간의 추적, 그리고 숨 막혔던 검거 작전
범죄의 전모를 파악한 한국 경찰은 이들을 인터폴에 적색수배하고, 필리핀 주재 경찰관(코리안데스크)을 통해 현지 사법 당국에 공조를 요청했습니다.
첩보와 감시: 약 한 달 전, CIDG 7지부와 이민국 도피자 추적팀(BI-FSU), 해군 정보보안국은 용의자들이 세부시에 은신하고 있다는 결정적인 첩보를 입수했습니다. 이후 합동수사팀은 용의자들의 거주지인 바랑가이 파르도 파르도 힐스 일대에 대한 체계적인 감시 활동을 벌여왔습니다.
결정적 순간: 마침내 10월 16일 목요일 오후 5시 25분, 모든 준비를 마친 합동 작전팀은 용의자들의 거주지를 급습하여 저항할 틈도 없이 이들 3명을 모두 검거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검거 현장에는 한국 경찰관이 직접 동행하여 통역을 지원하는 등 작전 내내 긴밀한 공조가 이루어졌습니다.
CIDG 만다웨 지부 관계자는 "국경을 초월한 범죄에 맞서 싸우기 위한 국제 공조의 중요성을 보여준 사례"라며, "앞으로도 필리핀 내에서 외국인의 불법 활동을 근절하기 위해 모든 수사력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체포된 3명은 현재 CIDG 시설에 구금되어 있으며, 대한민국으로의 신병 인도를 위한 법적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최근 잇따르는 거물급 도피 사범들의 검거 소식은, 필리핀이 더 이상 범죄자들이 활개 칠 수 있는 무법지대가 아님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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