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 같은 손길…필리핀 계절근로자 200명, 완도 김·전복 양식장에 새 활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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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행정절차로 지연 끝 입국…인력난 극심한 완도 수산업계 '숨통'


"가뭄 끝에 내리는 단비와도 같습니다." 전라남도 완도군의 한 김 양식장 대표는 감격에 겨워 이렇게 말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최악의 인력난을 겪고 있던 대한민국 대표 수산물 산지 완도에 '구원투수'가 등판했다. 지난 9월 18일과 19일 이틀에 걸쳐, 필리핀 출신 계절근로자 200명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 곧바로 완도군 김·전복 양식 현장에 투입됐다.


이번 필리핀 계절근로자들의 입국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단되었던 인력 교류가 본격적으로 정상화되었음을 알리는 중요한 신호탄이다. 특히 필리핀 정부의 자국민 보호를 위한 '퀄리파잉(Qualifying)' 등 강화된 행정절차를 모두 통과한 모범적인 사례라는 점에서, 향후 안정적인 외국인 인력 수급의 물꼬를 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넘고 넘은 장벽…길고 길었던 기다림


이번 계절근로자 입국이 성사되기까지는 순탄치 않은 과정이 있었다.


  1. 극심한 인력난: 완도군은 전국 김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최대 산지이지만, 고된 노동 강도 탓에 내국인 인력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다. 일손 부족으로 수확을 포기하는 어가가 속출하며 지역 경제 전체가 흔들릴 위기에 처해 있었다.

  2. 강화된 행정 절차: 완도군은 일찌감치 필리핀 지방정부와 MOU를 맺고 근로자 도입을 추진했다. 하지만 필리핀 정부가 자국 근로자 보호와 불법 브로커 근절을 위해 도입한 새로운 검증 절차(퀄리파잉)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입국이 수개월간 지연됐다.

  3. 지자체의 총력전: 완도군은 법무부, 외교부 등 중앙부처와 긴밀히 협력하는 한편, 필리핀 현지에 실무단을 급파해 신속한 절차 진행을 요청하는 등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인 끝에 마침내 결실을 보게 되었다.


'상생'의 모델: 투명하고 안전한 근로 환경


이번에 입국한 필리핀 근로자들은 앞으로 5개월간 완도에 머물며 김과 전복 양식·가공 작업에 참여하게 된다. 완도군은 이들이 한국 생활에 안정적으로 적응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을 마련했다.


  • 투명한 고용: 지자체 간의 MOU를 통해 민간 브로커의 개입을 원천 차단하여, 근로자들이 과도한 수수료를 부담하는 폐단을 없앴다.

  • 인권 보호: 모든 근로자는 내국인과 동등하게 최저임금, 산업재해보상보험 등 노동관계법의 보호를 받는다. 완도군은 통역 인력을 배치하고 정기적인 고충 상담을 진행하는 등 인권 침해 예방에도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 지역사회와의 융화: 근로자들을 위한 환영 행사를 시작으로, 지역 문화 체험 프로그램 등을 마련하여 이들이 단순한 '노동력'이 아닌, 완도 공동체의 '이웃'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신우철 완도군수는 "이번 필리핀 계절근로자들의 입국은 우리 군의 수산업을 살리는 소중한 활력소가 될 것"이라며 "이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하며 기술을 배우고 돌아갈 수 있도록, 따뜻한 동반자로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번 성공 사례는 고질적인 농어촌 인력난 해소를 위한 가장 효과적이고 바람직한 국제 협력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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